(임실읍) (우 55930)
절을 찾기 전에 절이름을 들으면서 주위를 삥 둘러 대나무가 빽빽하게 서 있는 풍경을 연상하게 된다. 사찰을 찾아가면서도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대나무를 찾기도 하고, 빼어난 주위의 풍광에 눈을 빼앗기곤 한다. 사찰을 찾아가는 즐거움은 도시에서 만날 수 없는 풍광과 만나고, 또 이처럼 가는 길이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하다. 그만큼 사찰을 찾아가는 것은 마음 설레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. 죽림암 주위에는 사선대가 있다. 이곳은 옛날에 마이산과 운수산에 거주하던 네 명의 신선이 놀았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.
이름조차 낭만적인 사선대가 있어서 그런지, 사찰을 찾아가는 동안 나그네 또한 신선이 되는 느낌이 든다. 죽림암 주위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대나무가 울창하다. 여름에 녹음이 짙어가면 싱그러운 댓잎 부딪치는 소리에 취할 것 같다. 추운 겨울에는 주위에 흰 눈이 소복한 데도 꼿꼿한 자세로 홀로 푸른 빛을 내뿜고 있다. 지조를 상징하는 나무답게 모진 비바람과 매서운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곧게 푸르게 서 있는 듯하다. 언제나 푸르른 대나무 숲을 닮은 죽림암. 계절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오묘한 모습을 찾아, 한번쯤 일상에서 벗어나 그곳으로 떠나가길 권한다.
* 역사
절의 창건은 통일신라시대에 진감(眞鑑) 국사 혜소(慧昭, 774~850) 스님이 임실군 관촌면에 있는 신흥사와 더불어 창건했다고 전한다. 신흥사는 포교를 위한 도량으로, 죽림암은 수행을 위한 도량으로 청건한 것이라고 한다. 창건 후 고려시대의 연혁은 전하는 것이 없고, 조선시대에 들어와 1504년(연산군 10)에 벽송 지엄(碧松智嚴, 1464~1534) 스님이 중창했다. 그런데 법당에 걸려 있는 '죽림암 연혁' 현판에 보면 절은 이 때 벽송 지엄 스님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. 창건 연대가 다른 거승 1504년 지엄 스님의 중창을 실질적 창건으로 보아서 그렇게 기록했는지 모르겠다. 그 뒤 절은 임진왜란으로 불타버렸으나 1604년(선조 37)에 진묵 일옥(1562~1633) 스님이 중창했고, 1868년(고종 5)에 허주 덕진 스님이 다시 중창했다고 한다.
20세기에 들어와서는 1908년 이후로 권법상(權法相) · 정법민(鄭法敏) · 오일탁(吳一鐸) · 박금규(朴金奎) · 신동호(申東浩) · 최흥춘(崔興春) · 성암 길남(惺庵吉男) 스님 등이 주지로 있었음이'죽림암 현판'에 나와 있다. 근래에 들어와서는 1981년에 성암 길남 스님이 법당 칠성각 산신각 수각 등을 중수했고, 그 뒤 1984년부터 재정(在淨) 스님에 의해 칠성각 · 산신각 · 요사 등이 중건되었다. 절 이름이 죽림암인 것은 옛날 절 주위에 왕대가 많아서였는데, 왕대가 칡덩쿨로 인해 자라지 못하자 스님이 대를 보호하고 칡덩쿨을 없애기 위해 불을 냈다고 한다. 그래서 지금은 작은 대나무만 남았을 뿐이라고 전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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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 정보출처 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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